DMMd 설정 및 시나리오 구조 간략 분석
읽기 전에
본 글은 니트로 키랄의 BL게임인 《DRAMAtical Murder(드라마티컬 머더 이하 DMMd)》의 시나리오 및 설정 구성에 대한 간략한 구조 분석입니다.
작품이 지향한 장르 및 설정 활용의 관점에서 어떤 점이 강점이고, 어떤 점이 아쉬울 수 있었는지를 정리하는 글입니다.
특히, 연애물로서의 완성도와 사건 중심 작품으로서의 가능성을 구분하여 설명하고자 합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사건 중심 구조를 선호하기에 후자의 관점에서 살펴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1. 장르는 사건 중심? 연애 위주?
- 설정 설명 : 근미래 세계관, 가상 배틀 시스템, 스크랩 능력 등의 용어 해설이 공식홈페이지(비타판)와 인게임에 기재됨.
- 받은 인상: 근미래 SF를 중심으로 한 BL 비주얼 노벨
- 실제 전개 : 연애 중심 루트 + 캐릭터 개인의 과거 서사 + SF 설정은 부수적
개인적으로는 SF물을 의도했는지, 연애 중심 작품인지 다소 혼란스러웠다.
2. 연애 중심 작품으로서 성공적
그림체와 분위기는 캐주얼한 편으로, 처음 접하는 사람도 가볍게 입문하기 좋은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일러스트는 미연시 계통치고는 셀채색 감이 강하게 느껴지는데, 전반적으로 깔끔한 인상이라서 작품에 충분히 몰입할 수 있었다.
실제로도 “OO 캐릭터가 좋다”, “OO 커플링이 좋다” 같은 감상이 주를 이루어, 연애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또한 각 루트의 후일담을 다룬 팬디스크도 그러한 연애 요소를 잘 살려내어, 작품의 강점을 더욱 부각했다. (강점을 잘 살리는 것도 엄연한 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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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편이 만족스럽다면 FD도 추천 |
참고로 작성자인 본인도 '비엘은 좀...'이라면서 처음엔 어려워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재미있게 플레이했다.
3. 사건 중심 작품이라면 개선 필요
SF 설정은 존재하지만 동장르의 연애물 중에서는 테마 심화, 세계 구조 설명, 설정 활용 측면에서 비교적 얕은 편이다. (연애물+SF장르에서 설정과 세계관을 적극 활용한 작품으로는 《YU-NO》, 《STEINS;GATE》 등이 있다.)
특히 루트별 사건 구조가 모든 캐릭터에게 거의 동일하게 반복되어, 캐릭터별 세계관 변주나 설정의 활용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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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틱한 분위기를 강조한 오프닝 |
만약 캐릭터 연애 중심 작품으로 기획한 것이라면 이 구성이 납득간다.
하지만 사건 중심을 의도했다면, 현재보다 세계관 비중을 늘리고 설정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연애 요소의 분량은 줄어들 수 있다.)
스크랩 활용 문제
아오바는 '스크랩'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작중에서는 위험성으로 인해 제한적으로만 활용한다.
연애물로 볼 경우에는 이 능력이 결정적인 순간에 공략 캐릭터를 각성시키는 도구로 기능하므로 적절한 편이다.
그러나 만약 SF를 메인으로 삼으려 했다면, 능력 활용의 빈도와 응용성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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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강제 참여한 아오바 |
작품 예시
《CHAOS;HEAD NO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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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 헤드 노아, 이하 노아) |
본 작품에는 기가로매니악스라는 현실을 왜곡하는 능력자들이 등장한다. (스크랩처럼 타인의 정신을 조작하는 능력도 있음.)
이 작품 역시 능력이 위험하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고, 일부 루트에서는 연애 비슷한 곳에 활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노아의 경우 초반부터 사건 전개에 이 설정이 활용되고 있다.
특히 아오바가 스크랩의 능력을 활용한 것처럼, 노아에서 공략 캐릭터를 각성시키는 용도로 쓰인 것은 특정 루트 하나뿐이다.
그래서 초능력 설정 기반의 사건 중심 작품을 기획한다면, 노아와 같이 능력의 활용 범위를 늘리는 방향도 참고해 볼만하다.
한계 - 예시 작품과의 차이점
스크랩 설정은 아오바 전용으로만 활용되는 반면, 기가로매니악스 설정은 초반부터 여러 인물들이 사용함. 또한 노아의 경우는 캐릭터 루트 대부분이 배드엔딩에 가까운 전개를 띠고 있다.
DMMd는 연애물로서의 니즈를 원한 고객층도 있었기에, 일괄적으로 적용하기가 어려움을 인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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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I: 구판은 당시 니트로플러스(≒키랄)의 신작으로 출시되었다. (왼쪽 아래 저작권) |
어디까지나 "만약 SF 중심 작품으로 재구성한다면"이라는 가정으로, 이번 분석이 새로운 전개를 고민하는 데 참고가 되기를 바람.
4. 차기작에서는 개선됨
시나리오 개선
실제로 슬로우 대미지에서는 캐릭터의 내면과 사건 전개 등을 비교적 균형 있게 배치하였다.
설정 활용
주인공 토와는 심리전에 특화된 능력을 지녔으며, 게임 내 주요 장면에서 이를 활용한다. 캐릭터의 심리를 파고들거나 설득하는 장면 등에 능력을 적극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이야기 전개에 큰 기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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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전 파트 플레이 장면 |
정리하며
DMMd는 캐릭터와의 감정선을 중심으로 한 연애물로서는 충분히 성공적이며, 실제로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캐릭터와의 관계성을 위주로 한 호평이 많이 보였습니다.
다만, 만약 사건 중심 또는 세계관 중심의 작품을 지향했더라면 설정 활용 측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반드시 단점으로 단정할 문제가 아니라, 제작 의도와 장르 포지션에 따라 다르게 평가될 부분입니다.
실제로 후속작인 슬로우 대미지에서는 연애 요소와 설정 활용의 균형이 더욱 개선되었기에, 니트로 키랄과 후치이 카부라의 추후 활약이 기대됩니다.
본 분석이 작품을 재밌게 즐기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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