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비판]백 년의 봄날은 가고: 플레이 후기
※스포 주의
본편의 최종장을 포함한 치명적인 반전 요소를 모두 거리낌 없이 언급하고 있음.
<무능 탐정 죠스이> 문단부터 스포를 한다.
원제: 春ゆきてレトロチカ
영어 제목: The Centennial Case : A Shijima Story
게임을 알게 된 경위 및 구매까지
이 게임은 트위터에서 428제작진이 참여한 게임이라는 소식을 접하고부터 관심을 가졌다.
그리고 묵혀놨다가 게임 예약이 떴다.
일찍 예약하면 캐스팅 특전 영상을 준다길래 기대했는데
정작 게으름 피우다가 플스판 예약 기간을 놓쳤다.
스위치판도 하루 차이로 놓쳐서 망했다.
스팀은 한국어 지원 없다 써있어서 구매를 망설였는데 정작 발매 이후에는 한국어를 지원했다.
게다가 스팀은 발매부터 며칠동안 그 특전을 주길래 얼씨구나하고 샀다.
그리고 거의 1년을 플레이 못했다가 올 초부터 친구와 함께 했다.
그렇게 아까 클리어 하고나서 쓰는 글이다.
친구 기다리려고 켜놓고 둔 시간이 있으니 4~5시간 정도 빼면 될 것이다. |
시놉시스 어쩌구
추리소설 작가 카가미 하루카(주인공)는 시지마 집안의 저택에 방문했다.
그런데 그 저택에서 당주를 노린 음독 살인이 발생했다.
그 시지마 가문에는 불로 열매인 비시향과가 있는데 100년전부터 일어난 시지마 가문에서의 의문의 살인 사건이 연관되어 있었다. 그리고 점점 현대의 사건과 100년 전의 사건의 연관성이 점점 밝혀지는데...
처음에는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가면 갈수록 이야기가 파악되니 흥미진진하게 봤다.
그런데 재미와는 별개로 시나리오에 치명적인 모순점들이 있다.
428 제작진이라... 거짓말은 안 했다
하기도 전부터 사기 당한 것이다. 시나리오 작가 같은 핵심 인물은 없고 스쿠에니쪽의 일부 집필 참여자였나. 아무튼 송로버섯 감자칩의 송로버섯 함유량 만큼 존재감이라 보면 된다.
배우 돌려쓰기에 대한 문제
과거편 캐릭터들과 현대편 캐릭터는 같은 배우를 쓰고 있다.
이는 소설 속 등장인물을 주변인에 대입시키라는 아카리의 조언을 토대로 읽는다는 설정 때문이다.
배우 돌려쓰기에 대한 변명일 거고... 실제로 하루카, 요시노, 이요는 플레이어라는 구심점이 있기 때문에 몰입이 잘 된다.
그런데 나머지 캐릭터들은 "오~ 이놈은 이전에 살인범이었잖아." 하는 정도의 인상이었다.
따지고 보면 이전에 깠던 신하야리가미와 유사한 문제다.
이 정도는 사람따라 갈리는 정도고 어차피 요거 말고도 깔 게 많다.
무능 탐정 죠스이
첫 등장 때는 신비로운 분위기를 내보이며 왠지 얼빵한 주인공을 이끌어줄 존재로 보였다.
그런데 정작 사건은 전부 요시노, 이요가 다 해결한다.
문제의 정점은 현대편의 최종장에서 드러나는데
시지마 집안을 처음 방문한 하루카가 모든 흑막을 밝혀낸다.
이러니까 불로 열매로 아무리 오래 살아도 적동백을 못 잡지 ㅉㅉ
모 초딩 탐정이나 삼류 라노벨에나 나올법한 주인공 몰아주기이다.
현대편 살인사건의 문제점
이건 사실 일본 추리물의 호불호이다.
1) 통화권 이탈
현대편의 배경은 2022년이다. 클로즈드 서클을 의식한 것이다.
사실 통화 막을 필요도 없던 게, 이미 산사태로 물리적인 왕래가 막혀버림.
추리물에서 탐정은 절대 권력자니까 핍진성엔 문제 없다.
2) 진자 트릭의 허술함
이건 억지라고, 저 밧줄로 장치 짰으면 막장이다ㅋㅋ 하고 친구와 함께 우려를 했는데 현실이 되었다.저 커다란 휘발유 통을 진자로 쓰면 빗맞을 확률이 있다. 아니 크겠지.
x, y축만 있는 세상이라면 성립하지만 현실은 z축이 있다.
게다가 저 장치를 쓰려면 결국 힘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야요이가 누명을 썼다는 전개가 나왔을 땐 오오 그래 역시 말이 안 되지 사스가...했는데
진범만 따로 있었고 트릭은 성립했다. 망함.
최종장 진상으로 인한 모순
1) 죠스이의 정체
아카리(현대편의 죠스이)는 하루카에게 정체를 들키지 않기 위해 죠스이를 남캐에 대입시키도록 유도했다.
뭐 중간에 수상쩍은 느낌이 있었으니 진범일까도 싶었다.
문제는 일본어는 남녀 말투가 분명히 구분되어 있을텐데 이걸 들키지 않는다고?
심지어 소설 작성자(요시노)는 사실대로 썼을테니 서술트릭을 의도하지도 않았다.
이 부분은 죠스이가 중성적인 말투를 썼다 치고 넘어가자.
정작 진범은 얼굴을 보고도 의심을 전혀 안 한다ㅋㅋㅋㅋ
그 진범은 정체를 안 들키려고 얼굴도 바꾸면서 살아왔는데...
아니 애초에 얼굴로 알아본 게 이요 한 명 뿐이다.
야요이도 알아본 계기가 장식품이다.
처음 방문한 탐정 캐릭터가 사건을 해결하는 건 늘 있는 전개지만
아카리로서의 죠스이는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에만 급급했다.
만약 흑막을 밝혀내고 싶었든 죠스이의 본인의 실수로든
적동백에 대한 단서를 알게 모르게 흘려줘야 되지 않음?
그래야 플레이어들이 "아~ 어쩐지 뭔가 이것 저것 찾아오고 잘 알더라"하고 납득을 하지.
결론은 탐정으로서도 복수자로서도 문제가 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터진다. 위에 쓴 죠스이 정체의 연장선상인데...
과거편에서의 존속 살인에도 당연히 죠스이가 있다.
작가가 뒤늦게 반전 요소를 추가했을 법한 억지 설정임.
야요이가 누명을 쓴 이유
야요이(현대편 요시노)는 죠스이가 니시마리를 죽였을 거라 여겨서
죠스이에게 혐의가 가지 않게끔 사건 현장을 조작하고 스스로 누명을 썼다.
이건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다.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납득이 안 간다.
1) 차라리 페이크 동기가 낫다
처음에는 진범한테 협박당해서 죄를 뒤집어 썼다고 했다.
그런데 이 동기를 얼버무려서 개억지라고 친구랑 깠다.
아니 최소 "절 죽이겠다고 협박해서 어쩔 수 없이 흑흑..." 했으면 문제 없었을 거라고.
알고 보니 이것도 페이크 동기였으니 오오 했다.
그런데 진실은 죠스이를 감싸기 위해서?
다른 캐릭터도 아니고 플레이어의 캐릭터가 사건을 은폐하다니
그 사정을 공감하기도 전에 불쾌했다. 이건 공범에 불과하다.
추리물의 주인공이라면 오히려 자수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사건 은폐했다가 욕 먹은 탐정 캐릭터들 이미 있다.
2) 진범을 풀어준 꼴
진범은 시지마 가문 자체에 100년치 원한이 있다.
거기에다 자신처럼 불로 실험에 희생된 사람들 몫의 원한도 있다.
야요이 본인이 붙잡힌 동안 추가 살인이 일어났으면 어쩔 거였냐.
게다가 당주가 비소 중독으로 쓰러질 때 옆에 있던 게 그 진범이다.
더 없었으니 망정이지. 상황만 놓고 보면 위험천만하다.
자기 후손(당주)과 탐정 파트너이자 자신의 어머니인 죠스이를 죽게 만들었다.
과거편에서 주인공인 본인 파트에서는 잘했지만 현대편에서 너프당한 것이다.
퇴물 탐정 요시노...
최종 평가: 쿠소게
요즘 평작, 망작 정도의 게임들을 밟고 있으니
예전에 뉴단, 에바, 디케이드를 3연타로 밟아버린 때가 떠오른다.
친구는 6장 진행 도중에 10점 만점에 4.5점을 주다가 최종장 때 더 떨궜다.
딱 적당한 별점이다.
이 장르 좋아하고 게임을 산 건 난데 스토리, 설정 기억은 이 친구가 더 잘했다.
이 친구가 하도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을 추천하는데 그 분석력을 믿고 해야겠음.
나는 원래 이 게임 재밌었는데 문제점이 많아 아쉬운 정도였고
리뷰를 적으면서 비판성 후기 주의 문구도 달았다가
죠스이의 정체 외모 파트를 뒤늦게 알아채서 바로 쿠소게라 결론냈다.
추리에 모순이 있는 추리게임은...
10점 만점에 4점 줘야겠음.
+
원래 예특 보고 산 건데 나중에 보니까 그 특전 880엔에 팔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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